말도 없는데 10시간을 틀어둔다고요? 이상한데 계속 보게 되는 유튜브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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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를 켜고 스크롤을 내리다 보면 가끔 이해가 안 되는 영상이 하나씩 걸리죠? 말이 없고, 사건도 없고, 심지어 편집도 없어요. 그런데 조회수는 이상하게 높습니다. 🤔
오늘은 최근 유튜브 콘텐츠 중에 특이하지만 단순한, 오히려 지금의 유튜브 환경과 또 잘 어울리는 사례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1. 불멍 영상이 알려준 것: 유튜브는 ‘재미’보다 ‘체류’를 본다
최근 뉴스로까지 화제가 된 유튜브 콘텐츠가 있죠. ‘Fireplace 10 hours full HD’라는 영상은 장작 타는 소리와 벽난로 불꽃을 10시간 동안 보여줄 뿐인데 2016년 업로드 이후 누적 조회수는 1억 5천만 회를 넘어섰습니다.
이 영상 하나로 100만 달러(혹은 125만 달러 수준) 이상의 수익을 올렸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면서 더 큰 관심을 받았고요. 무엇보다 놀라운 건 이 채널에 올라온 콘텐츠가 사실상 이 영상 하나뿐이라는 점입니다.
벽난로 불꽃 영상이 흥미로운 이유는, 이 콘텐츠가 전통적인 의미의 ‘영상’이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이걸 보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대신 대부분 켜둡니다. 공부할 때, 일할 때, 잠들기 전에요.
즉, 이 콘텐츠는 시청을 전제로 하지 않고, 생활 속에 깔리는 배경으로 소비됩니다.

이 지점이 중요합니다.
유튜브 알고리즘은 점점 “얼마나 자극적인가”보다 “얼마나 오래 머무는가”를 더 중요하게 보거든요.
불멍 영상은 클릭을 부르는 강한 후킹은 없지만 한 번 틀어지면 쉽게 꺼지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평균 시청 시간은 길어지고, 광고는 반복 노출되며, 알고리즘은 이 영상을 ‘좋은 콘텐츠’로 판단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게 우연이 아니라는 점이에요. 요즘 잘 되는 특이한 콘텐츠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집중해서 보지 않아도 되고, 중간에 들어와도 맥락을 놓치지 않으며, 다시 켜도 부담이 없습니다.
즉, 콘텐츠의 완성도보다 소비 방식이 플랫폼에 최적화되어 있는 거죠.
개인적으로 이 사례를 보면서 느낀 건, 유튜브가 이제 ‘영상 플랫폼’이라기보다는 시간을 점유하는 플랫폼에 더 가까워졌다는 점이었습니다. (실제로 저도 밥 먹을 때도, 청소를 할 때도 자연스럽게 켜놓게 되는···🤫)
그래서 이 벽난로 영상은 “단순해서 잘 된 콘텐츠”가 아니라, 유튜브라는 공간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를 정확히 짚은 콘텐츠에 가깝습니다.
화려한 기획이나 메시지가 없어도, 사람들의 하루 속에 자연스럽게 들어갈 수 있다면 그 자체로 강력한 경쟁력이 된다는 걸 보여준 사례예요.
2. 진지한 척하는 콘텐츠가 밈이 되는 순간 ‘주파수 콘텐츠’
불멍 영상과 주파수 영상은 비슷해 보이지만 시청자가 기대하는 니즈는 사실 정반대입니다.
“헤어진 연인에게 연락 오는 주파수”, “틀어두면 인생이 바뀌는 주파수” 같은 콘텐츠 영상이 줄을 잇고 심지어 댓글도 진지하게 달리고 심지어 성공했다는 이야기도 있죠.

이러한 콘텐츠가 먹히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주파수 콘텐츠는 정보가 아니라 감정의 핑계를 제공합니다.
요즘 유튜브는 ‘정보 공유’의 성격이 정말 강해졌잖아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환경일수록 이런 비과학적 콘텐츠가 더 잘 보이는 순간이 있어요.
사람들은 이걸 ‘검증된 사실’로 소비한다기보다 지금 자신의 감정과 상황을 버티기 위한 사람들이 대부분 소비하기 때문에 과학적으로 맞느냐 틀리냐보다 “지금 이 상태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뭔가 있다”는 감각이 먼저 작동합니다.
둘째, 이 콘텐츠는 진지한 리뷰 댓글을 빌려서 더 강해집니다.
제목은 확신에 차 있고 썸네일도 뭔가 과학적인 느낌을 풍기고 댓글창은 “3일째 듣고 있어요”처럼 ‘기록’으로 채워지죠. 이 진지함이 쌓이면 쌓일수록 밖에서 보는 사람에겐 오히려 더 밈처럼 보입니다. “이걸 진짜 믿어?”라는 반응이 생기면서 공유가 일어나고 동시에 “근데 나도 틀어봤음”이라는 참여가 따라붙어요.


그래서 최근엔 이 흐름이 아예 유머로 변형된 형태도 많이 나오죠. “7분 안에 햄스터 되는 주파수”, “티라노 되는 주파수”, “이재용 새해복 뺏는 주파수” 같은 식으로요. 진지한 포맷을 그대로 가져오되 밈으로 승화시킨거죠. 특히 20~30대에서 이런 콘텐츠 소비가 많기 때문에 밈 형태로 나오게 된거죠.
결국 주파수 영상이 작동하는 방식은 “과학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요즘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불안을 처리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에 가깝습니다.
뜬뜬 채널도 1시간짜리 롱폼이라는 포맷을 살려 미공개 토크 모음을 플레이리스트처럼 엮어 “틀어두는 콘텐츠”로 만들어놨습니다. 시청자들이 “라디오처럼 켜놓는다”는 피드백을 반영해 배경 재생에 최적화된 형식으로 설계된 거죠.
결과적으로 이건 ‘더 재밌게 보여주기’보다, 더 오래 머무르게 만드는 콘텐츠를 만든 사례에 가깝습니다.

캠프파이어와 주파수 콘텐츠가 보여주는 건 단순한 유행이 아닙니다. 유튜브가 이제 ‘볼거리’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넘어 사람들의 감정과 시간을 점유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이상한데 편하고, 진지한데 웃기고 쓸모없어 보이는데 계속 틀어두게 되는 콘텐츠가 성과를 만드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럼 다음에 또 이상한 유튜브 콘텐츠를 보게 된다면 이렇게 생각해봐도 좋겠죠?!
“이게 왜 잘 되지?”가 아니라, “이건 어떤 식으로 소비되고 있지?”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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